LG 유플러스 아이들나라 백엔드 직무 하계인턴십 후기 (LG 인적성, 코딩테스트,면접 후기 포함)
회고

LG 유플러스 아이들나라 백엔드 직무 하계인턴십 후기 (LG 인적성, 코딩테스트,면접 후기 포함)

- Disclaimer : 인턴십 과제 내용, 코드(대외비), 회사의 자세한 상황이나 개발 외의 다른 직무(이건 저도 잘 모름) 등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 점 참고하고 읽어주세요!

 

나의 첫 회고글! 7월 이후로 글 업데이트가 없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들나라에 개발 직무로 지원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본다면 고민없이 지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처음 지원할 때는 정보가 많이 없어서(아니 그냥 없어요)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좀 있었기 때문에 공유 차원에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1. 인턴십 지원~ 합격까지!

 아이들나라 인턴십은 유플러스 인턴 채용과 같이 이루어졌다. 우선 채용 공고부터 너무 눈에 띄었다. 대기업인데 스타트업처럼 일한다라.. 게다가 내가 몇년 동안 떠들고 다녔던 OTT 플랫폼 (키즈긴 하지만)이 도메인이라는 점에서 이건 지원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진짜 가보니까 채용공고엔 거짓이 하나도 없었다. 아이들나라는 정말 사옥 분위기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대기업같지 않고 스타트업 (좋은 뜻으로) 그 자체였다. 대기업에 왔다는 게 실감나는 건 LG 사원증밖에 없었다. 

여기서 반절 넘게 안해봤지만 인턴십을 소화하는덴 무리없다. 걱정마시길~

   인턴십 전형까지는 서류전형 - 코딩테스트/ 인적성 - 1차 면접 까지 세가지 과정을 거쳤다. 사실 매 순간순간이 얼떨떨하긴 했다ㅋㅋㅋ 졸업도 안한 상태였고, 취준을 시작한지 1달도 안됐던 상태라 합격 소식을 받을 때마다 어 이게 되네..? 이런 느낌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했던 것 같다. 사실 코테쯤에 떨어질거라 생각했는데 면접까지 갈거란 상상도 못했다..

 

    먼저 서류는 기본적인 인적사항+자소서로만 이루어졌는데 이게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자소서 말고 나를 증명할 자료가 하나도 없는데 뭘로 평가하는지 의아하기도 했다ㅋㅋㅋ 그래서 자소서 쓰는데 시간을 정말 많이 들였다. 거의 공고가 올라온 순간부터 쓰기 시작해서 모집 기간 마지막 날 까지도 고쳤던 것 같다. 서류 결과는 하루만에 나왔다. 

   

   그리고 두번째 단계로 하루만에 코테/인적성을 둘 다 봤다. 코테는 세문제고, 앞 두문제는 엄청 쉬운데 마지막 문제가 어려웠다. 구현 같은 거였고 처음 본 문제 유형이었다. 2.3솔 정도 해서 여기서 좀 불안했다. 3솔은 해야될 것 같았었는데 어찌저찌 붙긴 했다. 인적성은 진짜 쉬웠다. LG 인적성이 온라인이 되면서 많이 너프됐다고 들었고, 준비 하나도 안하고 봤는데 그냥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적성 풀때는 원래 논리 문제 같은거 초딩때부터 좋아했고, 국어도 나름 잘했어서 코테보다 훨씬 더 편한 마음으로 봤다. 언어이해/자료해석은 다 풀고 시간 남았고, 언어추리/창의수리는 아마 12개씩 정도 풀었던 것 같다. (나름 인적성이 잘맞나..) 인성은 그냥 시간에 쫓겨서 봤던 것 같다. 120문제를 20분안에 풀어야 했어서.. 그냥 솔직하게 대답하고, 어느정도의 일관성만 가져가는 거만 생각하고 풀었다. 이 결과는 며칠 걸렸었다. 아마 서류를 처음에 대강 거르고 코테 결과+서류 검토까지 해서 2번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마지막은 면접이었다. 면접까지 일주일 좀 안되게 시간이 있었고, 매일같이 준비를 했지만 사실 정보가 많이 없었다ㅠㅠ 유플러스 인턴 자체도 면접 정보가 많지 않았고 아이들나라는 그냥 아예 없었기 때문에 베이직하게 자소서 위주 + 기술면접으로 준비했다. 면접에서는 그동안 했던 프로젝트에 관련된 부분을 딥하게 물어보셨고, 그중에서도 스프링 관련 기술 지식들 위주로만 많이 물어보셨다. 사실 트랜잭션 관련해서 잘 몰랐던 부분 하나를 틀리게 답했다가 갸우뚱하시고.. 거기서 왜 그렇게 생각하셨죠? 이러셔서 당황하긴 했는데.. 떠듬떠듬 다시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다시 제대로 말했더니 그건 좀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여기서 또 틀렸으면 바로 면탈이었을 것 같다ㅎㅎ 그렇지만 또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답한 건 아니고 아는 부분까진 열심히 대답하고, 모르는 건 한 두개 정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끝나기까지 40분을 꽉 채웠고, 내가 생각해도 투머치토커였던 것 같다ㅋㅋㅋ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고 나왔다. 면접에서는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보신 듯 하다. 

 면접 결과는 이틀정도인가만에 금방 나왔다. (그치만 한시간이 하루같았음..) 이번 유플러스 인턴 채용 자체가 좀 모든게 빨랐던 감이 없지않아 있다. 서류 마감~ 1차 면접 결과까지 2주 좀 넘게 걸렸다.

거짓말 같았던 합격 소식

 

사실 이 시점에서 한 군데에 더 합격했었다. 프로그래머스에서 연락이 와서 인턴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했는데 정규직을 제안주신데다가, 회사 분들도 좋아 보이시고,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받아서 고민이 됐었다.

그치만 나는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개발자를 처음 꿈꾸던 시절부터 OTT 플랫폼에 가는게 최종 목표였다. 아무래도 누구나 아는 큰 회사기도 하고 도메인이 너무 매력적이라 안타깝게도 앞의 회사를 거절하고 인턴십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출근까지 일주일을 내일이 없는 것 처럼 놀았다. 

 

다가올 미래도 모르고..

 

2. 즐거움도 잠시.. 인생은 실전이다..

우선 첫날부터 출근이 정말 고됐다. 나는 학교 졸업도 아직 안했던 상태라 다니던 학교 앞에 살고 있었고, 그래서 인천~강남까지 거의 네시간을 왕복해야 하는 출퇴근 루트 였다. 일단은 뭐 젊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출근 전까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던 거다. 9시까지 출근하려면 나는 6시에 일어나야했고, 또 회사가 강남역이라 바로 퇴근하면 막히니까 7시~8시쯤 늦게 퇴근해서 밥먹고 어찌저찌 집에 도착하면 금방 10시~11시였다. 그럼 또 6시에 일어나야되니까 바로 자야되고.. 굉장한 야행성이던 나는 첫 주부터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그치만 이건 뭐.. 어쩔 수 없는거라 그냥 받아들였다. 전환되든 떨어지든 (떨어지면 다닐일이 없고, 전환되면 거주지를 옮길 거였음) 한 달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출퇴근해보면서 느낀건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정말 열심히 사는 걸 느껴버려서 투덜거리기도 뭐하더라ㅋㅋ

살벌했던 알람 시간대

아무튼 첫 날에는 장비와 사원증을 받고, 인턴십 OT, 과제 안내, 유플러스 인사팀 OT로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면접때 뵈었던 실무진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니까 여기서야 진짜 내가 회사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던 것 같다. 

장비도 다 새거에 맥북 풀사양으로 주셨고, 회사 사옥도 새거라 너무너무 좋았다. 돈받고 다니는 스터디카페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두근두근 OT

 

그 다음 날 부터는 숨쉴 틈도 없이 스프린트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바로 실전에 내던져지게 되었다. 

사실 인턴십 과제 내용 자체는 대외비라 자세히 언급하진 못하고, 과제를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같은건 정말 할 말이 많아 다음 섹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그 외에 회사에서 어떤 걸 경험했는지 대강만 말해보자면... 

 

일단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과제에 쏟아야 했지만, 그걸 제외하고도 회사에서 여러 가지를 경험시켜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 시니어분들과 티타임, 식사자리도 잡아주시고(이건 인턴, 실무진 둘다 갈수록 바빠져서 초반에만 있긴 했지만), 기술 세미나와 사내 스터디도 참석시켜 주셨었다. 여기서 정말 오랜 경력을 가지신 실무진 분들도 정말 겸허한 자세로 배우려고 하시고, 신입이나 주니어분들의 의견이나 피드백도 열심히 경청해주고 수용하시는 걸 보면서 진짜 수평적이고, 같이 성장하는 분위기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걸 느꼈었다. 사실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협업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따를 줄 아는 팔로우십도 매우 중요한데, 주로 팀을 리드하는 타입이라 전자의 경우를 더 많이 경험했던 나는 이런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또 여러 시니어/주니어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역시 나의 기술적 깊이는 한없이 얕다는 걸 체감했다. 이런 걸 인사이트라고 하는구나 싶었다ㅋㅋㅋ.. 내가 하는 생각은 그냥.. 잡념 정도? 그분들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걸 공부하셨고, 심지어 일이 취미라 자발적으로 퇴근도 늦게 하시고 주말에도 일하시는 분도 꽤 많았다. 이 정도로 개발과 엔지니어링을 사랑해야 오래 이 업계에서 일할 수 있구나를 느꼈다. 그치만 내가 이 회사에 오지 않았다면 이건 죽어도 깨닫지 못했을 거다. 개발자는 정말 혼자서만 공부해서 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식견을 많이 듣고, 얘기도 많이 나눠야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다. 이래서 네트워크와 주변 환경이 중요한가..? 어쨌든 앞으로는 조금 더 개발과 친해지고,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될 것 같아 인턴십이 종료된 후에도 다른 분들과 개발 관련 대화도 많이 나누려고 노력하고, 개발 관련 글이나 칼럼도 찾아보고, 책도 몇 권 사서 읽고 있다. 이 중에서는 기술 도서를 읽는게 가장 빠르게 권위자(?)의 식견을 흡수할 수 있는 거 같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가장 안해봤던 방법이라 열심히 독파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인턴십 내내 정말 바쁘고 꽉꽉 채워진 일정이었다. 하루도 쉬어가는 날은 없었던 듯 하다. 아무래도 4주였으니까^^~

 

3. 과제를 수행하면서 얻은 교훈

일단 인턴십 내내 과제를 주로 했기 때문에 여기서 배우고 느낀 것의 비중이 가장 크다.  언급할 수 있을 만한 부분만 목록식으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 빨리하려면 혼자하고, 끝까지 하려면 같이 가라.
    • 아이들나라 인턴십은 정말 A-Z까지 협업을 강조했다. 작은 걸 하나를 만들때에도 절대 혼자서 결정하는게 아니라 다른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구하면서 만들어야 했다. 사실 처음에는 아 이런거도 얘기를 해야 하나? 싶었지만 오히려 다른 분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코드를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매일같이 더 나아지는 결과물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사용하는 도전 원없이 해보기.
    • 나는 인턴십 동안 사용한 열 개가 넘는 스택 중에 사용해 본건 두 세개 뿐이었을 정도였다. JPA도 모르고 가서 정말 막막했지만, 각각의 기술들을 왜 사용하는지 목적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바로 이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디를 공부해야 할지가 보였다. 덕분에 정말 빠른 시간안에 프로젝트에 쓰는 스택들을 공부하고, 다른 분들과 열심히 코드리뷰, 페어프로그래밍 등을 하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웠고, 그래도 나올 때에는 모든 스택을 다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는 알게 되었다ㅎㅎ 

 

  • 문서화와 공유하는 습관은 생명!
    • 인턴십 기간 동안 회의했던 내용이나, 설계한 내용,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문서화하려고 노력했는데,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다. 평소에 기술 블로그를 꾸준히 써온 경험이 여기서 큰 도움이 되었었다. (참고로 이 부분을 면접에서도 어필했었는데, 정말 플러스 점수가 많이 된다.) 내 글을 보시고 다른 분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해주시고, 반응이 좋으면 뿌듯하기도 했다ㅋㅋ 그리고 나 또한 다른 분들이 문서화해둔 내용을 보면서 참고하고, 많이 배웠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습관은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

 

  • 계획하고 회고하는 습관 기르기
    • 아이들나라에서는 에자일 방법론을 채택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매일 스크럼을 진행하다 보니 내가 어제 뭘 했고, 뭐가 부족했는지, 또 오늘은 어떤 업무를 할지 계획하는 것이 루틴이 됐다. 또 이게 습관이 돼서 출퇴근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오늘은 뭘 할지 계획해보는등 매일 생각을 많이 하게 됐던 것 같다. 나는 좌우명이 Don't look back, 즉 뒤돌아보지 마라일 정도로 후회하는 걸 싫어하고, 돌다리를 두들기기보단 일단 도전해보는 스타일인데, 사실 이런 마인드도 어느정도 필요는 하지만 자기를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줄 아는 것도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 

 

  • 페어프로그래밍, 코드 리뷰의 존재 의의
    • 나는 다른 분야의 팀원들이랑은 협업을 꽤 해봤었는데, 백엔드 분들과 협업하는 건 처음이었다. 근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더 중요하고 열심히 했어야 될 것 같긴 한데 학부생 프로젝트 특성상 3~4인으로만 진행이 되기 때문에 같은 분야와 협업하는 걸 경험해보긴 어려웠다. 이 글을 읽고계시는 분들은 같은 분야를 꼭 여러 명이 아니더라도 한 명 정도는 더 찾아서 팀을 맺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아이들나라에서는 PR를 날리면 반드시 코드 리뷰를 받고 approve를 해야 merge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 백엔드 팀원들과 코드리뷰를 하는 매일이 페어프로그래밍 이였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다른 분들이 개선점을 얘기해주시면서 로직을 개선해나가고, 나 또한 다른 분들의 코드를 보고 리뷰하면서 배우는 점도 정말 많았다. 정말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닌, 서로 논의를 하면서 “함께”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능 구현에 급했고, 있는 코드를 개선해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코드를 짜는 시간 만큼 성능과 아키텍처를 생각해서 리팩토링 하는 시간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멘토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
    • 아무래도 학생이었다 보니 직접 실무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뵙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매일 붙어있으면서 직접 질문할 수 있다는건 정말 큰 메리트였다. 
    • 우리 파트 멘토 분들은 인턴들을 하나하나 케어하시기보단 어느 정도 옆에서 지켜보고 먼저 질문하길 기다리는 스타일이시기도 했고, 나도 아무래도 혼자 삽질하고 해결해보는 중요하게 생각해서 상성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과제를 하는 동안에는 거의 내가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 위주로 질문을 드렸는데, 그럴 때면 바쁘신데도 자기 일처럼 옆에서 붙어서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걸 보고 감동받을 때가 많았다. 나도 나중에 후배들한테 그럴 수 있을까?ㅎㅎ 

 

  • 도메인의 중요성
    • 나는 어렸을때부터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컨텐츠 관련 도메인에 정말 관심이 많았어서 늘 친구들에게 넷플릭스, 왓챠 같은 OTT 플랫폼에 가고싶다는 꿈을 떠벌리고 다녔다. 그치만 OTT 플랫폼에서 신입을 뽑는 걸 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는데..  아이들나라의 공고가 떴을 때 사실 내가 자주 접하는 OTT는 아녔지만, 나도 어린 시절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가능성과 비전에 크게 공감해 고민없이 지원했었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좋은 기회로 인턴십을 통해 정말 관심있는 도메인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 체험해볼 수 있었던게 정말 좋았다. 간절하면 닿는다더니,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을까 싶다. ㅎㅎ

크게 생각나는 건 이정도인데.. 나중에 생각나면 또 업데이트해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내가 그동안 개발을 배웠던 몇 년간 이번 인턴십을 통해 얻은게 가장 많은 듯 하다. 한 달 밖에 안다녔는데 더 다녔으면 슈퍼 개발자 됐겠어~ㅎ (Just Kidding)

 

4.  결과 

   다른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해할 결과를 말하자면.. 뭐 대충 글에서도 눈치챘겠지만 결과적으론 전환까진 성공하지 못했다. 전환은 절반이 되었고, 회사에서 말해준 건 아니지만 뭐 이유는 어느정도 알 것 같았다. 

 

  우선 첫 번째 이유라고 한다면 아이들나라는 분사를 목표로 하면서, 실제로 이게 실행되면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 된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에 서있는 회사 자체 상황도 그렇고, 실무진 분들 마인드도 그렇고 인턴십을 마냥 편하게 다니면서 모두를 뽑아갈 만한 분위기는 전혀 아녔다. 또 워낙 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들어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더욱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과정에 임해야했다. (이건 본사와도 엮여있는 거라 회사 분들도 아쉬워하셨음) 아무튼 좀 더 안정적이고 대기업같은 느낌을 추구하는 분들은 유플 본사나 전환율이 보장된 다른 곳으로 가시길 추천드린다. 그치만 도전적이고 끊임없이 배우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딱 이곳이 당신이 찾는 곳이다. 대기업에 소속되어있지만 스타트업같은 업무 방식을 택한다는 부분은 공고에서부터 강조한 부분이고, 난 이 점이 좋았다! 그래서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갖고서도 여기를 선택한 것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더 빡세긴 했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직무와의 Fit이다. 회사에서는 과제를 수행하는동안 거의 터치를 하지 않았고,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했다. 근데 신입 입장에서는 이게 참 어렵긴 하다. 나도 과제를 수행하면서 맞게 가고 있는건가 의아했던 순간들이 가끔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잦은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이건 시간도 짧고 다들 바쁘셔서 어쩔 수 없었지만😅 어쨌든 나는 원체 다양한 걸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설계-구현-운영까지를 어느정도 균형적으로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걸 내 인턴십의 컨셉으로 삼았고, 들인 시간의 비율로 따지면 3:4:4 정도 였다.

 그렇지만 큰 기업 특성상 백엔드와 운영 팀이 분리되어있던 부서의 구성도 그렇고, 신입에겐 여러 업무를 균형있게 해내는 것을 보기보다는 지금 당장 직면한 비즈니스 문제, 즉 프로젝트의 기능에 집중해 빠르게 구현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사람을 더 뽑고 싶어했던 것 같고, 내가 이 부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의 양은 객관적으로 부족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턴십 기간이 고작 4주도 안됐기 때문에 평가하는 입장에서 모든 걸 다 보기도 어려웠을 거고, 이게 확실한 척도였던 것 같긴 하다. 현재 글을 쓰는 시점에서 채용공고를 다시 읽어보니 회사의 니즈가 더 확실하게 다가온다.

  

꺼진 공고도 다시보자

   아무튼 뽑힌 팀의 특징(?)도 생각해보면 설계와 배포/운영에 들이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하고,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집중해 기능을 구현하고, 기술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기능 관련 리팩토링과 고도화를 열심히 하신 분들이었다. 이 부분은 확실히 꽤 오래 공부하신 경험과 기술적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게 있었는데, 필요한 기능은 빠르게 구현한 뒤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깔끔하지 못한 로직을 리팩토링하고, 성능 최적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등 그때그때 당면한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면서 착착착 고도화해내시는 걸 옆에서 보고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이게 경력같은 신입이구나 싶었음)

 

    여기서 느낀 것 또 한가지. 나도 경험하기 전까진 귀에 박히게 들었어도 와닿지 않았는데 반드시 특정 프레임워크,언어 써본적이 있냐! 는 신입 입장에선 사실 엄청 크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백엔드 엔지니어는 서버 개발과 유지보수라는 목적을 갖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여러 기술을 사용한다. 그치만 딱 지금 신입~주니어 레벨에서 정말 중요한 본질을 잊고 수단에만 매몰되기 정말 쉽다. 스프링 이론 몇 개 깔짝대고.. 새로 알게 된 기능 한번 적용해보면 내가 천재같고.. 내 이력서에 스택 하나가 아쉬워서 한 두번 써본거도 다 우겨넣고 싶고 그런데.. (다 내 얘기임 저격 ㄴ) 그건 정말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차라리 면접 준비하면서 정말 기본적인 cs 이론들을 다시 한번 훑은 기억이 실무에서도 문제를 파악하는데 훨씬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치만 또 어쨌든 실무에선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단도 진짜 중요한데, 여기선 특히 하나의 기술을 깊게 써 보는 경험이 필요한 듯 하다. 사실 이론들은 좀 기억이 안나더라도 프레임워크 하나를 깊게 파보는 과정에서 앞서 배웠던 문제들을 모조리 마주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원인도 잘 알게 될 뿐더러 그 도구를 훨씬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스프링과 서버를 본격적으로 다룬지 몇 개월 정도 밖에 안된 나는 정말 짧은 기간에 이 부분을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걸 보여주긴 많이 어려웠다. 내 코드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지 분석하고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 이건 적어도 일이년 정도는 써 봐야 눈이 트일 것 같다!

 
   아무튼 둘 중 하나만 중요하다! 이건 아니고 수단과 목적 둘 다를 정말 밸런스 있게 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맨날 공고에 스프링 잘하는분. 노드 잘하는분. 이렇게 찾으면 편할 것을 한 언어/프레임워크를 깊게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신 분.. cs 지식이 풍부한 분.. 이렇게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설정해놓고 사람을 찾는 것 같다. 이렇게 본질을 탄탄히 한 사람들은 어떤 도구를 쓰든 개의치 않고 스펀지같이 흡수 할 수 있을 테니깐..! 

    앞으로는 4주 안에 모든걸 증명해야 했던 그때의 나보다는 조금은 여유가 있을 테니 공고에서 제시하는 기술을 써본적이 없다고 괜히 겁내기보다 전반적인 백엔드, 서버 관련 이해도를 높이는걸 최우선으로 하되, (웹, db, os, 알고리즘 등등을 모두 알아야 하는 백엔드 특성상 백엔드 직무 이해도 == cs 지식) 이것저것 하기보단 한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지긋이 파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부족한 기능은 개선하고 고도화해보는 경험, 이 두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겠다는 말을 하고싶었다. 어차피 스프링에서 이슈가 되는 건 노드를 가든 장고를 가든 이슈일 것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앞선 경험을 통해 열 배는 더 빨리 해결할 것이다.

 

   근데 나도 너무 잘 안다. 어디라도 빨리 채용되고 싶어하는 취준생의 간절하고 불안한 마음에선 본질을 알면서도 넘겨버리게 된다.🥲 그냥 알고리즘 하나 더 풀고 프로젝트 api 하나라도 더 만들고 이게 중요하지..

    하지만 인턴십 내내 느낀 것은 신입에게는 지금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걸 해결해나가는 프로세스 정말 이걸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cs를 공부하면서 이론적으로만 알았던 문제(동시성, 아키텍쳐, 성능..)들이 어디에서 발생할 위험이 있고, 이걸 해결 하기 위해선 어떻게 로직을 리팩토링해야하고, 어떤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생각 프로세스를 정립해보는 경험은 인턴십중 얻은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이론까지는 학교만 잘 다녀도 어떻게는 되는데 나머지를 잘하는 것은 다 개인의 몫이고 이건 정말 경험과 실무 아니면 와닿지도 않고 알 수도 없다. 이는 앞으로의 내가 차근차근 쌓아가야 할 숙제겠지..

 

 그치만 당연하게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도 남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일단 회사 자체가 너무 좋았기도 하고, 여기서 배운다면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에 최종결과 발표 후 며칠 정도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내가 좀 더 많이 배운 상태로 왔었으면 뽑혔을까? 앞으로는 어떤 길로 가야하지..? 하는 여러 잡념이 불쑥불쑥 들긴 했지만 그건 지금은 깔끔하게 접었다. 나는 인턴십 동안 모든 걸 쏟아부었고,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많은 걸 재고 따질 여유도 없었다. 그 때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고, 이미 나온 결과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지난 건 잊고 인턴십 동안의 좋은 기억과 느끼고 배운 유익한 것들만 들고 나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5. 앞으로의 방향성

  지금은 인턴십 동안 또 관심있는 분야도 생겼고, 기존에 해왔던 백엔드도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더 공부해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잘 중간점을 찾아봐야될 것 같다. 취업도 취업인데 공부를 더 하고싶어졌달까.. 둘 다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ㅎ 뭔가 인턴십 전에는 나름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하고 나서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만 깨달은 것 같다ㅋㅋㅋ

 그래도 인턴십 기간 내내 보여주려고 노력한 열정, 리더십, 긍정적인 마인드 같은 건 칭찬도 많이 받았고, 리드님과 마지막 면담을 하면서 OO님은 열심히 배우려는 의지가 보이고, 뭘 하든 끝까지 해낼 것 같다, 그래서 뽑았다. 이런 말도 들었기 때문에 뭐든 진실되게 임하면 누군가는 내 장점을 알아주는구나 싶어서 또 포기하지 않고 그 몇 마디를 원동력 삼아 다시 힘내보려고 한다. 

 또 가끔 힘들어하는 나를 옆에서 잡아주고 응원해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리하여 내가 이번에 새롭게 도전해보고자 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건 바로.. 클라우드다. 사실 나는 항상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업무도 너무 재밌었다. EC2, S3, RDS등의 aws 리소스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만든 클라우드를 이것저것 사용해보고, 늘 클라우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구나, 진짜 없는게 없네..라고 느꼈었는데, 이번에 인턴십에서 본격적으로 많이 사용해보면서 정말 푹 빠졌다.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AWS 리소스를 다루는 것은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고, 특히 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서 배포 과정을 자동화하는 업무를 해보면서 개발자의 귀차니즘을 최소화하는 극한의 생산성에 메리트를 느꼈다. 과정에서 복잡한 설치과정, 외부 리소스들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어떤 서버에서도 배포해서 사용할 있게끔 인프라 환경을 퀄리티있게 구축해보고도 싶어져 조금만 시간 난다 싶으면 AWS, Github Actions, 도커랑 씨름하고 있었고ㅋㅋ..

암튼 백엔드 개발자로써의 커리어를 이어나가더라도 운영, 인프라에 대한 이해는 절대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닌 것 같아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또 관심있는 분야를 탐색해 볼까 한다.
 

   안타깝게도 인턴 생활 내내 잘해야한다는 부담감, 전환에 대한 리스크 등등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과로한 관계로(왕복 네시간 통근은 삶의 질이 수직 하락하는 근본 원인임) 끝 무렵쯤엔 건강상태가 안 좋아졌다. 면역력이 바닥났는지 최종 발표, 면접날(연속해서 이틀동안 진행됐음)에는 열이 끓고 목소리가 안 나와서 코로나 검사까지 받았을 정도여서 추석 때부터 2주간은 본가도 다녀오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면서 푹 쉬었다.
  그치만 갈림길에 섰던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아이들나라의 인턴십을 선택했을 것 같다. 내 짧디짧은 24살 인생에서 모든 걸 쏟아부어서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한달이 아닐까 싶고.. 큰 물에서 놀면서 정말 실력 좋고 열정 있는 분들 사이에서 짧은 기간 사이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얻은 시간이었다.

뭐든 실패는 없다 오로지 경험만 있을 뿐 🫶

 

잘 놀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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